N수생 31.1% '역대최대'.. 중위권 영어 수시 수능최저 갈라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지난달 17일 치른 2023 수능은 국어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되면서 상위권 변별력은 수학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8일 밝힌 2023 수능 채점결과 수학 표점최고점은 145점으로 지난해 147점보다 2점 낮아진 반면 국어 표점 최고점은 134점으로 지난해 149점 대비 15점 낮아져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문영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 본부장은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한 데 대해 “고난도 문항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평이해졌다”고 분석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점수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시험일 경우 표준점수가 상승하고 쉬울 경우 평균점이 높기 때문에 표준점수가 하락한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2023 수능은 전체적으로 변별력 있게 출제된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어는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수학은 자연계열 학생들에게 다소 쉽게,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어려운 시험이었다. 2023 정시모집에서도 수학의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짐에 따라,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수학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보다 11점 높게 형성되면서 지난해 극심했던 문과침공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어 수학간 표준점수 격차가 지난해 2점차에서 11점차로 늘어 점수 극복이 불가능한 구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수능은 수학이 결정적인 변별력을 가진 과목이 됐다. 지난해 이과생에게 유리했던 운동장이 더욱 기울어져 국어를 만점 받은 학생도 수학 상위권에게 뒤처지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과생들이 문과에 교차지원할 경우 지난해보다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며, 문과 학생들은 사실상 속수무책”이라고 전망했다.
영어의 경우 1등급 비율이 지난해보다 증가했지만, 2,3등급 비율은 떨어지면서 중위권 학생들의 수능최저미충족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1등급 인원은 작년 6.25%로 아주 어렵게 출제된 반면 올해는 1등급 인원이 7.83%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2등급은 21.64%에서 18.67%, 3등급은 25.16%에서 21.75%로 줄어 중위권 이상 학생들에겐 난이도가 있었던 시험으로 평가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영어 영역이 전년 대비 어려워지면서 중상위권 수험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게 다소 어려울 수 있어 이월 인원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정시에서의 지원 기회는 좀 더 넓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탐구는 선택과목간 난이도 차이로 유불리 문제는 여전히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탐구 과목 중 만점자 표준점수는 정치와법이 74점인데 동아시아사는 65점으로 9점 차이가 나고, 과학탐구에서는 만점자 표준점수가 화학Ⅰ이 75점인데, 지구과학Ⅱ는 67점으로 8점 차이가 났다. 김원중 실장은 “특히 사탐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과탐에 비해 불리했던 부분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에서는 동아시아사가 가장 쉬웠고, 정치와법이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Ⅱ가 가장 쉬웠고, 화학Ⅰ이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능 만점자는 3명으로 모두 이과생이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3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수능 만점자는 모두 이과생으로 2명은 재학생, 1명은 졸업생”이라며 “만점자 3명 모두 과학탐구 영역을 선택한 학생”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이날 국어(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수학(기하 미적분 확률과 통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선택과목별 점수를 공개할 경우 점수를 따기 유리한 과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교차지원이 활발해질 것에 대한 우려에는 “정시에서 (수능 점수를) 반영할 때 영역별로 가중치가 다르다"며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상황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2년차 통합수능 학습효과로 인해 지난해 벌어졌던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수험생들의 불이익은 불보듯 뻔한 상호아이지만 올해도 선택과목별 세부통개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못박고, 이에 대한 문제를 ‘대학에 상황에 따라 조절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힌 것은 통합수능 유불리 책임을 대학에 떠넘긴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2023 수능 응시생은 44만7669명으로 재학생은 30만8284명, 졸업생과 검정고시를 포함한 N수생은 13만9385명이다. 수능 성적표는 9일 배부되며 2023 정시 원서접수는 29일부터 시작된다.
<국어 수학 표점 최고점 11점차.. 국어 134점 수학 145점>
올해 수능은 전체적으로 변별력 있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2023 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34점, 수학 145점이다. 2022수능에서 국어 149점, 수학 147점이었던 데서 15점 2점 낮아졌다. 표점 최고점은 높을수록 해당시험이 어려웠다고 분석할 수 있는 지표다. 전체집단 중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표점은, 어려운 수능일수록 최고점이 오르기 때문이다.
국어 만점자는 371명으로 지난해 28명에 비해 343명 대폭 증가한 반면, 수학은 934명으로 지난해 2702명보다 1768명 감소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는 쉽게 출제됐다고 볼 수 있으며 수학은 상위권 킬러문항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어와 수학의 표점최고점이 지난해 2점차에서 11점차로 더욱 커지면서 이과생들의 문과교차지원비상이 걸렸다. 상위권에서는 수학 과목이 절대적 변별력 과목으로 작동하며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이 지난해보다 더 유리한 구조다. 작년에는 국어 고득점을 받은 문과생들이 수학 표점 격차를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게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영어 1등급 늘고 2~3등급 줄어.. 중위권 수능최저미충족 우려>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은 7.83%로 지난해 6.25%보다 소폭 높아졌다. 하지만 2등급 비율은 18.67%, 3등급은 21.75%로 지난해 21.65%, 25.15%보다 줄었다. 즉 상위권 학생들은 영어 1등급을 받기 수월한 반면, 중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지난해에 비해 쉽지 않은 시험이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만기 소장은 “영어 영역이 전년 대비 어려워지면서 중상위권 수험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게 다소 어려울 수 있어 이월 인원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정시에서의 지원 기회는 좀 더 넓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수능이후 치러진 수시 논술고사에서 지난해보다 수능최저 기준을 완화한 성균관대 이대 등은 논술고사 응시율이 상승하고 경희대 숙대 서강대 등 수능최저 기준을 그대로 유지한 대학은 논술고사 응시율이 하락했다.
앞서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3학년 주요대학 논술전형 응시율변화 자료에 따르면 수능최저를 완화한 성대는 인문계열이 53.8%, 자연계열이 48.6%, 전체 50.5%로 전년 대비 3%p가량 상승했으며, 이대 역시 전체 응시율이 작년 52.2%에서 올해 57.0%로 4.8%p 높아졌다. 반면 수능최저 기준을 그대로 유지한 경희대 역시 지난해 전체 모집단위 응시율이 64.4%였지만 올해 56.5%로 7.9%p 대폭 하락했다. 숙대도 인문계열 응시율이 8.1%p로 큰폭 하락하고, 자연계열은 3.6%p 낮아졌다. 서강대 역시 인문계열 응시율이 작년보다 2.5%p, 자연계열은 3.5%p 떨어졌다.
임성호 대표는 “올해 수학, 영어, 탐구가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문과 학생들은 수학 상위등급 확보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며, 영어 역시 2~3등급 인원이 줄어 상당수의 학생이 3등급 이내 진입에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탐구 선택과목 유불리.. 표점 최고점 화학Ⅰ 75점 ‘최고’>
탐구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는 여전했다. 표점 최고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사탐 9개과목 중 정치와법은 74점인데 반해 동아시아사는 65점으로 9점 차이가 났다. 과탐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화학Ⅰ이 75점이지만 지구과학Ⅱ는 67점으로 8점 차이다. 즉 만점을 받았음에도 응시과목 선택에 따라 수험생이 받을 수 있는 표준점수에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김원중 실장은 “특히 사탐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과탐에 비해 불리했던 부분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에서는 동아시아사가 가장 쉬웠고, 정치와법이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Ⅱ가 가장 쉬웠고, 화학Ⅰ이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과목별 표준점수는 사탐은 정치와법이 74점으로 가장 높다. 이어 사회문화, 윤리와사상, 경제, 생활과윤리가 각72점으로 동일하다. 세계지리, 세계사 각68점, 한국지리 67점, 동아시아사 65점 순이다. 과탐은 화학Ⅰ이 75점으로 표점최고점이 가장 높다. 이어 화학Ⅱ, 지구과학Ⅰ 73점, 생명과학Ⅱ, 물리Ⅱ 71점, 물리Ⅰ 70점, 지구과학Ⅱ 67점 순이다.
사탐에서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한 과목은 올해도 생활과윤리로 13만2541명이 응시했다. 사회문화가 12만7189명으로 뒤를 이었다. 두 과목만이 사탐에서 10만명 넘게 응시한 과목이었다. 한국지리 3만4489명, 윤리와사상 3만4226명, 세계지리 2만5980명, 정치와법 2만5682명, 동아시아사 2만413명, 세계사 1만6457명, 경제 4927명 순이다.
과탐의 경우 지구과학Ⅰ에 응시한 수험생이 14만6060명이고, 생명과학Ⅰ 14만978명, 화학Ⅰ 7만745명, 물리Ⅰ 6만2309명, 생명과학Ⅱ 4939명, 화학Ⅱ 2841명, 지구과학Ⅱ 2758명, 물리Ⅱ 2628명 순이다.
이만기 소장은 “올해 사회탐구 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평균 최고점은 작년 66점에서 70점으로 상승하며 과탐(71.5점)과 차이가 줄면서 사/과탐 유불리가 다소 줄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계 모집단위 교차지원에 다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능 만점자 3명 ‘이과생’.. 재학생2명, N수생1명 >
올해 수능 만점자는 세 명 나왔다. 모두 이과생이며 2명은 재학생, 1명은 졸업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자가 1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2명 증가했다. 지난해 ‘불수능’에서 2명 더 늘었지만 만만치 않게 어렵게 출제된 수능이었음을 입증한다.
수능 만점자는 국어 수학에서 만점을 받고 절대평가인 영어 한국사에서 1등급, 탐구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을 의미한다. 원점수 기준 영어는 90점 이상, 한국사는 40점 이상이면 만점이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인문계열 1명의 만점자가 있었다. 2021 수능에서는 인문계열 3명, 자연계열 3명의 만점자가 있었다. 재학생 3명, N수생 3명이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69명이 감소한 44만7669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수능 응시자 중 재학생은 전년 대비 1만409명이 감소한 반면, 졸업생은 9940명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능 응시자 중 졸업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31.1%로 2.2%p 높아졌다. 졸업생 비율이 30%를 처음으로 돌파하면서 졸업생의 수능 강세가 예상됨에 따라 상위권에서 졸업생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 영역 응시자 중 화법과 작문 응시자가 64.9%, 언어와 매체 응시자가 35.1%를 차지했다. 화법과 작문에 비해 언어와 매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나타나자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는 수험생이 늘면서 작년 수능에 비해 응시 비율이 5.1%p 증가했다. 수학 영역 선택과목에서는 확률과 통계 48.2%, 미적분 45.4%, 기하 6.4%로 나타났다. 인문계열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 선택 비율은 작년 수능의 51.7%에 비해 3.5%p 낮아졌다. 반면 미적분 선택 비율은 39.7%에서 45.4%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사회탐구 응시자 중 미적분 응시자 수가 1만1392명으로 전년대비 3015명 증가했다. 확률과 통계 응시자보다 미적분 응시자의 고득점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확률과 통계 응시자가 불리한 현상이 두드러지자 인문계열 수험생 중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고려해 미적분에 응시한 수험생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탐구영역 응시자 중 과탐 21만834명, 사탐+과탐 응시인원은 1만2012명으로 과탐을 1과목이라도 응시한 학생은 50.9%를 나타냈다. 작년엔 과탐 응시생 비율은 47.2%였다. 이만기 소장은 "자연계열에 첨단학과 등 신설학과가 늘면서 선발 규모가 커지는데다 취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으로 매년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증가하는 추세. 올해는 전체 수험생 수는 감소했으나 과학탐구 응시 인원은 4284명 늘며 자연계열에서의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저작권자©베리타스알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